2022.02.25
예능프로그램에서 벌칙 차로 자주 등장하는 쓴맛의 대명사 ‘고삼’이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을 입증했다.
농촌진흥청은 약용식물 ‘고삼’이 간세포 보호 효과가 있음을 전주대학교 조병옥 박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고삼은 산기슭이나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콩과식물로, 매우 쓴 맛이 난다. 보통 뿌리를 말려 약재로 사용하며, 이질(세균성 감염병), 신경통, 피부가려움증 등에 효능이 있다고 보고돼 있다.
농촌진흥청은 고삼의 주요 성분이 우수한 간 보호 효과가 있는 밀크시슬 성분의 하나인 실리마린과 구조가 유사한 점에 착안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활성산소 유도물질(tBHP)을 처리한 뒤, 고삼 뿌리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계 화합물인 쿠세놀 시(C)를 50μM 농도로 처리한 실험구와 활성산소 유도 후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은 대조구를 비교하는 세포실험을 했다. 그 결과, 쿠세놀 시(C)를 처리한 실험구에서 활성산소가 50% 이상 줄었고, 세포 스스로 죽게 만드는 세포사멸율도 20% 감소해 쿠세놀 시(C)가 간세포를 보호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동물실험에서는 간 독성을 유발하고 쿠세놀 시(C) 20mg/kg를 복용케 한 실험군에서 실리마린(50mg/kg) 복용 실험군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염증성인자 생성이 안정됐고, 항산화 효소 발현이 증진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고삼 성분의 간 보호 효과를 과학적으로 밝혀 약용작물 자원으로써 고삼의 가치를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국제 학술지 ‘몰리큘스(Molecules)’에 실렸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약용작물과 윤영호 과장은 “고삼 쿠세놀 시(C)의 효능을 밝힌 이번 연구로 고삼을 기능성 원료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