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8
뇌 속에 존재하는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를 이용해 노화된 뇌의 회춘 가능성을 제시한 새로운 가설이 발표됐다.
서울의대 묵인희 교수 연구팀(이승재 교수, 안규식 박사과정)은 정상 및 퇴행성 뇌 노화 과정의 기전 연구를 통해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WAM)를 이용한 백질 노화 역전 가능성을 제시한 종설 논문을 18일 발표했다.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는 백질에 존재하는 수초 찌꺼기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다. 나이가 들수록 이 세포는 포식 기능이 저하되어 찌꺼기를 분해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는 뇌 백질의 손상으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기존 관련 연구가 대부분 신경세포의 사멸이 주된 기전인 퇴행성 뇌 질환과 관련된 회백질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이러한 뇌 노화와 백질 손상에 대한 기전 연구 결과에 주목했다.
미세아교세포 생존에 필수적인 것으로 생각되는 CSF1R(군단 자극 인자 1 수용체)를 노령 쥐에 사용한 결과, 인지 기능과 시냅스 기능이 모두 어린 쥐와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점에 착안해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를 초기화시키거나 자체의 기능을 호전 시켜 백질 노화를 역전 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뇌의 백질 노화에 대한 이 가설은 인지 기능을 나타내는 MMSE(Mini Mental Status Examination) 점수와 백질의 부피의 ‘나이에 따른 변화’를 기반으로 한다. 미국에서 약 18,000여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지 기능 검사 결과에 따르면, 평균 MMSE 점수의 감소는 40대 초에 시작하여 80대 후반에 24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뇌의 부피를 측정한 기존 연구들에서 백질 부피는 U자형 패턴을 보이며 인지 기능과 마찬가지로 중년 이후에 감소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가설이 노화된 뇌에서 신경 보호와 신경 생성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를 재생시킨다면 뇌 노화를 역전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논문은 글로벌 학술 출판사인 ELSEVIER의 ‘Ageing Research Reviews’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