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24
‘친박근혜계 120~130명’ ‘비박근혜계 90~100명’ ‘친이명박계+친유승민계 10명 이내’. 23일까지 이뤄진 새누리당 공천(253곳 중 250곳, 98.8%)의 계파별 성적표다. 중앙일보가 새누리당 공천 확정자들의 이력 등을 종합해 계파 성향별로 분류한 뒤 친박·비박계 당직자들에게 교차로 감수한 결과다.
전체 공천 후보자(250명)의 절반가량이 친박 성향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박근혜 정부에서 고위직으로 일했던 ‘진박’ 후보들이 대거 공천을 받았다. 정종섭(대구 동구갑) 전 행정자치부 장관, 유영하(서울 송파을)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등은 사실상 전략공천(단수·우선추천) 방식으로 공천을 받았다.
곽상도(대구 중-남)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도 경선을 거쳐 공천을 확정 지었다. 서청원·정갑윤·유기준·홍문종 의원 등 원조 친박 그룹도 잇따라 본선에 진출했다. 원외에선 권영세·이성헌 전 의원 등이 공천을 받아 국회 재입성을 노리고 있다.
서울대 박원호(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번 공천은 당내 권력관계에 따라 계파 간 안배가 이뤄진 듯한 인상이 강하다”고 말했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도 20명 정도 대거 공천을 따냈다. 강석진 전 거창군수, 김광림·김태흠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비박근혜계에선 김무성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당직자들 사이에선 당 대표라는 이점을 살린 김무성계와 친박계만이 ‘공천 손익 분기점’을 넘겼다는 평가가 많다. 강석호·권성동 등 김 대표와 가까운 현역 의원 대부분이 살아남았다. 당내에선 “사실상 김 대표가 공천의 최대 수혜자”라는 말도 나온다.
이재오 의원 지지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앞에서 공천에서 탈락한 `이재오 의원을 살려내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경빈 기자
반면 친이명박계와 친유승민계는 이번 공천 과정에서 상처가 컸다. 친이계는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이명박 정부 때 고위직을 지낸 임태희·이동관·진수희 후보 등이 줄줄이 탈락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4선의 정병국(여주-양평군) 의원과 김효재(서울 성북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만 공천을 받았다.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조해진·권은희·김희국 의원 등이 공천에서 배제됐고, 수도권에서도 이종훈·민현주 의원이 탈락했다. 고려대 이내영(정치외교학) 교수는 “친박계가 몇 석을 챙기고 김무성계가 몇 석을 챙기는 식으로 정당공천이 권력투쟁의 전리품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친박 130 vs 비박 100…친이·친유승민은 10명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