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7
일본계 VC(벤처캐피털) 글로벌 브레인은 3월 말 400억원 규모의 한국 스타트업 투자 전용 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주일 글로벌 브레인 한국 대표는 10일 서울 구글캠퍼스에서 열린 ‘글로벌 브레인 포럼 2016’에서 408억원 규모의 한국 전용 펀드 ‘GB Korea Fund I LP’ 결성 계획에 대해 밝혔다. 출자자는 ‘글로벌파트너십펀드 2호’다. 투자 단계는 시리즈A~B이며 건당 투자 규모는 10억~4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 대표는 “한국 시장을 기반으로 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한 해외 시장 진출이 가능한 기업을 찾고 있다”며 “해외에서 관심을 가질 분야에 경쟁력 있는 기업, 한국시장에서 시장통합·수직계열화가 가능한 분야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밝혔다.
1998년 설립된 일본 VC 글로벌 브레인은 지난해 4월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한국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그동안 커플 메신저 앱 ‘비트윈’을 서비스하는 VNCN, 글로벌 게임·출판 일러스트 플랫폼 ‘레인보우닷’을 서비스하는 엠바이트 등에 투자했다. 3년 전 투자한 국내 모바일 데이터 분석기업 ‘파이브락스’는 미국 모바일 광고회사 탭조이에 매각돼 투자 성공사례로 꼽힌다.
글로벌 브레인이 현재 운용 중인 펀드는 글로벌 브레인이 자유롭게 운영하는 ‘GB-V 펀드’와 일본 이동통신사 KDDI가 출자한 ‘KDDI 오픈 이노베이션 펀드’, 이번달에 새로 결성한 50억엔 규모의 ’31 VENTURES Global Innovation Fund I’ 등 3가지다. 총 펀드 사이즈는 약 3500억원이다. 투자 규모는 시드에서 프리IPO(기업공개)까지 다양하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싱가포르, 대만 등 5곳에서 지사를 운영 중이다.
글로벌 브레인은 지난해 36개사에 대해 396억원을 투자했다. 일본 21곳, 미국 6곳, 한국 5곳, 싱가포르 3곳, 대만 1곳 등이다.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일본, 미국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투자한 한국 스타트업 5곳은 △봉봉 △블라인드 △아이데카 △NBT(캐시슬라이드) △직방 등이다. 관심 투자 분야는 애드테크(광고+기술), 게임, 뷰티, IoT(사물인터넷)·하드웨어 등이다.
홍 대표는 일본 시장이 가진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며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독려했다. 그는 “일본 시장은 한국의 약 3배에 이르고 타국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라며 “향후 일본 정책기관, 연기금 및 금융기관의 출자가 본격화되면서 펀드 결성금액과 해외 투자 금액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본 펀드 결성금액은 약 1조9000억원, 투자금액은 약 1조3000억원으로 한국의 펀드 결성액 약 2조6000억원, 투자금액 약 2조원에 비해 적지만 앞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어 구마쿠라 지로 글로벌 브레인 파트너는 성공 포트폴리오사인 파이브락스의 투자 및 지원 과정을 설명했다. 쿠마쿠라 파트너는 “(펀드 출자자인)일본 이동통신사 KDDI의 노하우 등을 활용해 성공적인 M&A(인수·합병)를 이뤄낸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시아, 특히 한국에서 좋은 회사를 발굴해 일본 진출을 돕고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이같은 활동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브레인과 함께 ‘KDDI 펀드’를 운영하는 KDDI는 자체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부터 펀드 조성, 직접 투자 혹은 M&A 등까지 다양한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KDDI 액셀러레이터를 거쳐간 스타트업은 45개에 이른다. 지난해 4월에는 일본 스타트업 LUXA를 인수하기도 했다.
타카하시 마코토 KDDI 전무는 “일부 대기업은 모든 것을 스스로 하려 하지만 우리는 벤처와의 파트너십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며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브레인을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해서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유망 한국 스타트업의 데모데이도 이어졌다. 이날 발표에 참여한 스타트업은 △NBT(캐시슬라이드/애드테크) △아이데카(O2O) △리얼리티 리플렉션(VR) △렌딧(핀테크) △르위드(AI·애듀테크) △스트라드비전(스마트카) 등 6개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