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21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1일 오전 8시 50분쯤 노타이 차림으로 서울 종로구 자택을 나섰다. 김 대표는 국회가 아니라 광화문에 있는 개인 사무실로 이동했다.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당내 갈등이 빚어지자 김 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는 물론이고 오후 중앙위원회에도 불참키로 했다. 개인 사무실에서 김 대표는 중앙일보 기자와 만나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속내를 털어놨다. 김 대표는 20여분 간 진행된 인터뷰 동안 담배 3개비를 피웠다. 줄담배였다. 김 대표 사무실 직원은 “원래 담배를 끊으셨는데 오늘 다시 태우신다”고 말했다.
노타이 차림으로 자택 나서며…연신 줄담배
김 대표는 “비례대표 2번을 한 것을 갖고 내가 큰 욕심이 있어서 한 것처럼 인격적으로 사람을 모독하려면 나는 죽어도 못 참아”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을 추스려서 수권정당을 하고 끌고 가려면 의원직을 갖고 있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총선 이후 딱 던져버리고 내가 나오면 당이 제대로 갈 것 같으냐”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중앙위원회에서 반발이 나온 것과 관련해 “중앙위에서 총선을 생각하고 발언했다고 생각하느냐. 어떤 파장을 일으킬 지 알 거 아니냐”며 “이야기를 하려면 정직하게 해야지, 자기네들 정체성에 맞지 않다는 게 핵심인데 자꾸 다른 소리를 해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미리 예측하는데, 잘 견뎌주나 했더니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말을 해도 절제있는 얘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질의 :오늘 고민이 많으실 거 같다.
- 응답 :“내가 왜 고민을 해? 나는 고민 절대로 안 해. 오히려 마음이 편해.”
- 질의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싸고 여러 파장이 있는데.
- 응답 :“파장이 일어나는거야 정치권에서 항상 있는 거지, 난 그런 거 신경도 안 써. 내가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분명한 것은 내가 무슨 욕심이 있어서 비례대표를 하려는 그런 사람으로 다루는 것이 제일 기분이 나빠.“
- 질의 :어떤 생각인가.
- 응답 :“옛날에도 김대중 대통령이 12번, 13대 국회때 체험한 거야. 그 때 그 분이 뭐라는 줄 알아? 대통령 떨어지고 국회의원이라도 해야겠는데 돈이 없어서 앞 번을 못받고 12번 받았으니 평민당 여러분이 안 찍어주면 김대중이 국회도 못가기 때문에 표를 주시고. 그걸 내가 생생하게 들은 사람이야. 내가 그런 식으로 정치 안 해요. 솔직하게 하면 하는 거고 안하면 안 하는거지 말이야. 무슨 아니, 2번 달고 국회의원 하나 12번 달고 국회의원 하나 마찬가지야. 그걸 갖고 지금 핑계를 대는 거야 저 사람들이.“
- 질의 :일각에선 대표가 비례대표 말번을 스스로 하면서 배수진을 치지 않겠냐는 예상도 있었는데.
- 응답 :“나는 그 게 배수진이라고 생각 안 하는 사람이야. 그게 무슨 배수진이 돼. 난 그게 이해가 되질 않아. 그래서 내가 제일 기분 나쁜 게 그거야. 내가 무슨 이거 하고 싶어서 했다고 생각하시오? 사정을 해서 내가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해주고 있는 건데. 처음에 내가 뭐라고 했어요. 내가 응급의사 치료하는 의사같은 사람인데 환자가 병 낫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더이상 할 수가 없어요.”
- 질의 : 문재인 전 대표를 만났을때 비례대표 2번을 제안받았지만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는데.
- 응답 :“내가 그 얘기를 분명히 했는데 내가 연연해서 여기 온 게 아니야. 내가 가만히 하다보니깐, 내가 당을 조금이라도 추슬러서 수권정당을 한다고 했는데, 그걸 끌고가려면 내가 의원직을 갖지 않으면 내가 할 수 없어요. 4ㆍ13 총선 이후 내가 딱 던져버리고 나오면 이 당이 제대로 갈거 같아?”
- 질의 :중앙위 회의에 대한 입장은.
- 응답 :“나는 저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중앙위에서 떠드는 식, 내가 그런 광경을 50년 전에도 본 적이 있어. 그래 갖고 당이 될 수가 없어요. 중앙위 하는사람들이 4ㆍ13 총선 생각하고 발언했다고 생각해? 그것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알 거 아냐. 정치를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면.”
- 질의 :그렇다면 오늘 비대위원들이 결정하는 데 대한 입장은.
- 응답 :“아니 이야기를 했잖어. 더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어.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을 내가 그 전에 경고를 했어요. 이걸 갖고 중앙위에 순위해달라고 가면 난장판 벌어질거다. 그랬는데, 그 사람들이 괜찮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그 상황이 그대로 벌어진거야. 그러면 당신네들이 그럼 알아서 하라고 이야기를 한 거야.”
- 질의 :우윤근 비대위원이나 다른 비대위원들이 그 이후 말을 바꿨나.
- 응답 :“나는 내가 임명한 사람들이지만 우리 비대위원들 행동에 대해서 백프로 신뢰하는게 아니야. 억지로 지금까지 끌고 온 건데.”
- 질의 :다른 비례대표들 순위 정해진 상황보고 일각에선 의혹이 있다는데.
- 응답 :“자 내가 얘기해줄게. 1번 택한 사람(박경미 홍익대 교수) 왜 택했는지 알아요? 지금 시대가 옛날이랑 달라요. 최근에 와서 무슨 알파고인가 뭐가 가지고 떠들어 대는데. 앞으로 모든 우리나라 분야 세계 경제상황이 인공지능이니 뭐니 이런 쪽으로만 가는거 아니야 컴퓨터나 전부 다 수학하는 사람들이 하는거야. 그래서 그 분한테 사정해서 본인한테 사정해서 모셔온건데. 본인한테 다 들었어. 옛날에 있던 사정, 저 무슨 제자 뭐 있던 일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 확인하고 내가 한 거야.”
- 질의 :비례대표 순번 정하신 것 수정요구 많은 데 전혀 받을 생각은 없나.
- 응답 :“나는 더 이상 얘기 하고 싶지 않다니까. 내가 실질적으로 내가 무슨 애착 가질 이유가 없어. 내가 자기들한테 보수를 받고 일하는거야 뭘하는거야. 사람을 갖다가 인격적으로 그 따구식으로 대접하는 그런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어. 이제는 말을 해도 절제 있는 얘기를 해야지. 응 내가 자기네들한테 가서 보수를 받고 일을 하는거야 뭐를 하는거야. 사람을 인격적으로 그 따구 식으로 대접하는 정당에 가서 일을 할 생각이 추호도 없어. 말을 해도 절제 있는 이야기를 해야지.”
[출처: 중앙일보] [단독] 김종인 “비례 2번 갖고 큰 욕심 있는 것처럼 인격모독···죽어도 못 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