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24
더불어민주당의 ‘친노(친노무현) 계파’ 지형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 더민주가 확정한 235명의 지역구 후보를 분석한 결과 친문재인(친문)계로 분류되는 공천자는 25명(10.6%)이었다.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손혜원 홍보위원장과 ‘86(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그룹’에 속하는 진성준 의원 등이 이른바 친문계에 포함된다.
여기에 문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사들이 16명(6.8%) 공천을 받았다. 표창원·김병관·오기형·양향자·김정우 후보 등이다. 이들은 뚜렷한 계파색이 없지만 선거 이후 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주류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을 더하면 ‘친문계’는 41명(17.4%)으로 늘어난다.

반면 노무현 정부 청와대나 정부 부처에 근무한 인사, 노 전 대통령의 노선을 표방해온 기존 친노인사들은 대폭 축소됐다. 이런 기준으로 친노로 분류돼온 인사들은 23명(9.8%) 공천을 받았다. ‘범친노’로 불린 정세균계를 더해도 47명(20%)에 그쳤다. 같은 기준으로 분류한 19대 국회 당선자(127명) 중 범친노 의원은 62명(48.8%)이었다.
정세균 의원과 가까운 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정세균계가 해체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19대 국회에서 16명이던 정세균계는 정 의원을 포함해 5명 정도로 줄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측은 “운동권이 정세균 의원 측과 연계를 통해 세력화했다는 분석이 많았다”며 “그 세력의 축소는 당의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노를 제외한 비노·중도 성향 인사는 188명(80%, 19대 비노·중도 의원 비율은 51.2%)이 공천을 받았다. 외형상 숫자는 많지만 비주류 주축이던 호남계와 김한길계, 안철수계 등이 탈당하며 구심력은 잃었다.
공천자들을 직업별로 나눌 때 ‘86 그룹’ 학생운동권 출신은 17명이었다. 이들을 포함해 노동·시민운동 출신은 26명(11.1%)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현직 의원(87명) 등 직업을 ‘정당인’으로 등록한 후보(78명) 중 상당수가 운동권 출신이라 실제 운동권 출신은 26명보다는 많은 상태다. 이들 다음으론 법조인(23명), 기업인(10명), 언론인(9명), 학계(7명) 출신이 많았다.
◆김 대표, 비례 2번 확정=더민주는 이날 우여곡절 끝에 비례대표 명단과 순위를 확정했다. 김 대표는 당초 본인이 정했던 대로 2번에 배정됐다. 김 대표 몫인 전략공천 네 자리는 본인을 포함해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1번), 최운열 전 서강대 부총장(4번), 김성수 대변인(10번)으로 채웠다. 지난 22일 중앙위 투표에서 각각 1, 2, 3위를 기록한 김현권 전 의성군한우협회장은 6번, 이철희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8번,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는 15번을 받았다.
당초 ‘김종인 비대위’가 10위 안에 넣었던 후보는 40%가 교체됐다.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과 조희금 대구대 교수는 탈락했고 김숙희 서울시의사회 회장과 양정숙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은 후순위로 밀렸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명단에서 빠졌다.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이재서 총신대 교수도 제외됐다. 더민주의 비례 당선권 안에 장애인 대표는 한 명도 없었다.
[출처: 중앙일보] 범친노 49%서 20%로 줄고, 비노 51%서 80%로 약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