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8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7일 정부·여당이 추진해온 노동개혁법안 가운데 최대 쟁점 법안인 파견법(파견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대해 “노사정위원회에 맡기자”는 새로운 중재안을 내놨다. 4·13 총선 후 처음으로 열리는 3당 원내대표 회담을 하루 앞두고 중재안을 내놓은 것이다.
새누리당 원유철·더불어민주당 이종걸·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19대 국회 남은 임기인 5월에 임시국회를 열어 계류 중인 법안은 처리하자”고 제안해 18일 오전 10시30분 국회의장실에서 첫 회동을 한다.
주 원내대표는 17일 오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임시국회에서 큰 쟁점이 없는 노동3법(고용보험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근로기준법)을 먼저 처리하고 파견법에 대해선 노사정위가 복원된 뒤 자율적 협상을 통해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노사정위원회는 지난 1월 한국노총이 정부의 저성과자 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지침에 반발해 탈퇴한 뒤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노사정위에서 파견법이 논의돼 처리될 수 있다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파견법 개정안은 파견이 금지되는 제조업 가운데 금형·주조·용접 등 6개 뿌리산업 분야의 파견근로를 허용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총선 전까지 “6대 분야 파견을 허용할 경우 대기업이 하청을 통해 정규직을 줄이고 파견근로만 늘일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주 원내대표는 자신의 제안에 대해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에 다시 들어와 뿌리산업에 대해 반대하면 노동자 측 입장을 존중해 합의 내용을 따르겠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는 “파견법을 포함한 정부의 노동4법은 경제활성화법이 아니라 오히려 망치는 법”이라며 “근로기준법을 포함해 나머지 3개 법안도 우리가 제출한 연장수당, 휴일근로수당을 올리는 내용을 포함해야 처리가 가능하다”고 기존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18일 열릴 3자회담을 앞두고 더민주를 제외한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간 노동4법 처리를 놓고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새로운 양상이 벌어지는 셈이다.
또 다른 쟁점 법안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에 대해선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의료 영리화에 대한 국민 우려가 큰 만큼 보건·의료 분야는 제외한 뒤 처리해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두 원내대표는 대신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을 연장하는 세월호법 개정안부터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더민주 이 원내대표는 “6월 말로 세월호특별조사위의 활동 기간이 만료돼 이를 연장하는 세월호법 개정안부터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도 “세월호특별조사위는 선체 인양 후 조사가 필요해 활동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당은 2017년 시행 예정인 ‘중·고교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와 ‘테러방지법 개정’은 20대 총선 공통 공약으로 낼 정도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민주는 국회에 국정교과서 사용금지법안을 제출한 상태다. 국민의당 주 원내대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지나 테러방지법 개정은 여당이 과반인 19대 임시국회에서 추진하긴 어렵다. 20대 국회 개원 후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트위터에서 “개원하면 가장 먼저 더민주와 협력해 역사교과서와 세월호법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관계 개선을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원 원내대표는 “우리가 요구해온 서비스산업발전법·노동개혁법·사이버테러방지법이 꼭 필요한 법안”이라며 “법사위에 계류 중인 신해철법(의료사고피해구제법) 등 무쟁점 법안도 처리하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주장하는 세월호특별법 개정에 대해선 “활동시한 연장 등 예민한 부분에 대해선 논의가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출처: 중앙일보] 국민의당 “파견법은 노사정위에 맡기자” 새누리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