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23
혈연 반일치 조혈모세포 이식, 비혈연 이식과 치료 결과 대등
고위험 급성 백혈병 환자에게 필수적인 치료법인 조혈모세포 이식 시 조직 적합성 항원이 절반만 일치하는 가족에게 이식받는 것과 비혈연 공여자 이식이 치료 결과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홍경택 교수팀은 개인별 적정 용량의 항암제(부설판, Busulfan) 투여와 이식 후 이식편대숙주병 예방치료를 받은 반일치 공여자 이식과 비혈연 공여자 이식 간의 치료 성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아울러 그동안 적절한 비혈연 공여자를 찾지 못해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을 수 없었던 많은 환자에게 반일치 이식이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반일치 조혈모세포 이식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공여자와 이식자 간 조직 적합성 항원(면역 반응에서 같은 종류로 인식하는 항원)이 일치하는 형제 또는 비혈연 공여자에게 이식을 받는 경우에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는데, 저출산의 영향으로 형제 공여자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고, 형제라도 조직 적합성 항원이 일치할 확률은 2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조혈모세포 은행을 통해 조직 적합성 항원이 일치하는 비혈연 공여자를 찾을 확률도 약 50%로 낮으며, 제대혈 이식은 골수 생착이 늦고 감염의 합병증이 많아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은 2013년 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소아청소년 고위험 급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반일치 공여자 이식 그룹(35명) ▲비혈연 공여자 이식 그룹(45명)의 치료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조직 적합성 항원이 절반만 일치하는 혈연 반일치 이식을 받은 환자의 생존율은 88.6%였다. 반면 조직 적합성 항원이 일치하는 비혈연 이식을 받은 환자의 생존율은 83.7%로 확인되어, 반일치 이식과 비혈연 이식 간의 치료 효과가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합병증인 중증 급성 및 만성 이식편대숙주병의 발생률은 반일치 이식에서 각각 2.9%, 11.4%로 비혈연 이식(각각 8.9%, 18.3%)과 비교해 더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생존율은 비혈연 이식의 85.6%보다 반일치 이식이 93.8%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우수한 치료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처럼 반일치 이식이 기존의 비혈연 이식과 대등한 치료 결과를 나타나게 된 이유를 기존 시행하던 약물 농도 모니터링을 통한 개인 맞춤 항암제(부설판) 투여와 이식 후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cyclophosphamide) 투여 요법을 병용하여 더욱 효과적이고 안전한 이식을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