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24
나이가 들면 급격하게 근육이 빠진다. 그제야 운동을 시작해보지만, 변화는 더디다. 그중 빨리 붙는 근육이 있다면 단련했었던 근육일 것이다. 근육에도 기억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살이라도 어릴 때 운동해야 하는 이유다.
운동을 꾸준히 한 사람이라도 부상, 바쁜 일정 등으로 운동을 쉬면 금세 근육이 손실되는데, 근육은 이전에 단련됐을 때를 기억하고 있다가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 빠르게 복구한다. 이를 ‘머슬 메모리’라고 부른다.
머슬 메모리가 생기는 주요한 이유는 근핵이다. 근력 운동을 하면 근육이 찢어지고, 다시 회복하면서 근육의 부피가 커진다. 이때 근육 회복을 돕는 위성세포가 활성화돼 근육 조직으로 합쳐진다. 근육조직에 포함된 세포 핵, 근핵의 수도 늘어난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생긴 근핵은 운동을 쉬면서 근육 부피가 줄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근섬유의 부피만 줄어든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그대로 남아있는 근핵 덕분에 쉬었다가 다시 운동을 시작해도 빠르게 이전 근육량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 근육의 손상과 회복 경험이 많을수록 근육이 보유하는 핵의 수도 많아져 근육 성장이 더 수월하다. 다만, 근핵이 평생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노르웨이 생물학자 크리스티안 군더센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근핵 수명은 약 15.1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머슬 메모리가 생기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로 중추신경계에 근육 동작이 저장되는 것을 들 수 있다. 근육은 움직임을 반복하면 중추신경계에 해당 동작을 기억하도록 한다. 예를 들면 어릴 때 배웠던 자전거 타기나 악기 연주를 오랫동안 쉬었어도 다시 시도하면 금방 기억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처럼 근력 운동도 꾸준히 반복 훈련하면 잠시간 쉬었더라도 다시 운동했을 때 중추신경계가 기억해내 근육 량을 빠르게 회복하도록 한다.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2/23/2022022302111.html?ref=cash(헬스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