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03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지원유세 자제’ 발언을 정면 반박하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문 전 대표는 3일 서울 중구 황학동 중앙시장 유세지원활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부담이 가는 질문”이라면서도 “제가 전국으로 유세를 다니면 호남 민심이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전날 문 전 대표가 지원유세를 하는 것을 두고 “그러고 다니니까 호남 (민심은) 더 나빠진다”며 “이렇게 하는 것이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 대표가) 지역에 다니며 지지자들이 반겨주는 것에 심취되면, 정치인으로서 판단 미스를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호남 지역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지원 유세를 하는 것이 전체 판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전국 유세지원활동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 대표는 “후보들의 요청이 있고 제가 가서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호남뿐만 아니라 다른 어느 지역이든지 가겠다”고 했다.
또 “호남 유세를 특별히 다르게 생각 안 한다”며 “호남 내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경쟁하겠지만, 호남을 넘어서서는 결국 야권이 승리하고 총선 승리의 힘으로 정권을 교체하라는 것이 호남의 절대적 민심”이라고 답했다.
문 전 대표는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에 우리 당이 아닌 단일후보의 당선까지도 도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국민의당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이어 20대 총선에 낙천한 사람들을 언급,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우리 당에서 동원할 수 있는 전력들이 총 동원돼야 된다“며 ”심지어 낙천하신 분들 조차도 아픔을 딛고 넘어서서 당의 승리를 위해서 뛰고 있기 때문에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각을 세웠다.
한편 이날 제주 일정을 소화중인 김 대표는 문 전 대표의 유세지원 활동에 대해 전날과 다름없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선거는 전체가 같이 치르는 게 아니고 선거를 끌고가는 사람, 주체가 알아서 관리해야한다”며 “옆에서 딴 사람이 하다보면 선거방향이 올바르게 갈 수가 없다”고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