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6
이재오·진영 의원 등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의 명단에 유 의원은 없었다. 그 대신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라고 낙인찍힌 유 의원의 운명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최고위원회의로 넘겨졌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15일 밤 브리핑에서 “유 의원에 대해선 공천위 내부에서 의견 통일이 안 됐다”며 “여론을 더 수렴한 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복수의 공천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 사람’ ‘편하게 의원 생활을 해 온 텃밭(대구)의 다선 의원’이라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유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를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수도권 선거에서의 역풍을 감안할 때 일단 경선에 부쳐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결론을 못 냈다.
공천위원인 황진하 사무총장은 “유 의원 공천 문제는 공천위 내부에서 더 논의한다고 해서 결론이 날 상황이 아니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당 최고위원회의에 공을 넘겨 지도부의 최종 입장을 듣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천위는 당 최고위의 의견을 들어 유 의원 공천 여부를 결정지을 예정이다. 최고위원회의는 16일 오전 9시에 열린다.
유 의원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대구 지역구(동을)에 머물고 있는 유 의원과는 통화도 되지 않았다. 의원실도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만 할 뿐 말을 아꼈다. 유 의원과 가까운 수도권의 한 의원은 “참 독한 사람들이다. 유 의원만 남기고 그의 손과 발을 다 잘라냈다. 유 의원을 ‘산송장’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전날(14일) 권은희·홍지만 의원에 이어 이날도 ‘유승민 사람’으로 분류되는 조해진·김희국·류성걸·이종훈 의원 등 4명을 한꺼번에 공천 탈락시킨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당내에선 이날 오전부터 윤상현 의원을 ‘친박계의 논개’처럼 활용해 유 의원만 빼고 주변의 비박 인사들을 공천에서 탈락시킬 것이라는, 제2의 ‘이재오’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친박계는 4년 전인 19대 총선 공천 때도 ‘보복 공천’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친이명박계인 이재오 의원에게 공천을 주는 대신 진수희·권택기 의원 등 측근들을 대거 낙천시켰다.
[출처: 중앙일보] 유승민 측 “손발 다 잘라놓고···유 의원 산송장 만드나”